마라톤 경기에서 1등만 의미있다면 1등이 결정된 순간 나머지 선수들은 레이스를 멈출 것이다.
우승은 한 사람이 가져가지만 그렇다고 우승자만 빼고 모두가 '루저'라는 패배의식은 곤란하다. 누구나 의지대로 되면 우승이라는 찬란한 열매는 가치가 없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2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2등들이 많다. 누구나 최선을 다했지만 경쟁의 세계에서는 1등과 2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구나 1등을 하고 싶지만 1등은 원한다고 해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최선을 다 하다보면 기회가 있겠지만 평생 한 번도 1등을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마라톤 인생을 마친 지금. 마치 첫 풀코스 도전을 앞둔 초보 마라토너처럼 인생이라는 풀코스 앞에 서 있다. 이제부터는 인생의 자세나 속도를 교정해줄 코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라톤은 요령으로 되는 게 아니라 평소에 흘린 피와 땀으로 순위가 결정된다.'는 나의 좌우명처럼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도 모든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하며 우직하게 달려 나갈 것이다.
- 2009년 41세의 나이로 41번의 완주 끝에 선수생활을 은퇴한 이봉주 선수의 책 <봉달이의 4141> 중에서 -
'인물과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아이 1명만 있어도 (0) | 2010.06.27 |
---|---|
막 미치겠어, 춤 추고 싶어서 (0) | 2010.06.27 |
보수주의자를 향한 보수주의자의 일갈 (0) | 2009.10.08 |
전통가요의 상징 이미자 (0) | 2009.09.28 |
영국왕립학회 (0) | 2009.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