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말

막 미치겠어, 춤 추고 싶어서

조앤디디온 2010. 6. 27. 16:53

 

 

 

 

 

무용가 공옥진

1931. 8. 14. 전남 영광군 출생

일곱살 때 모친을 잃음. 무용가 최승희의 양딸로 일본에 갔다가 16세 때 고향으로 돌아옴. 부친은 남도 인간문화재 1호로 지정된 명창 공대일씨. 부친으로부터 소리를 배움.

78년 서울 공간사랑 개관기념 공연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

심청가, 흥부가 등의 판소리에 춤을 곁들이며 1인 다역의 창무극으로 독창성을 평가받음. 일명 병신춤, 곱사춤 등을 선보이며 대중을 사로잡기도 함. 해학적인 동물춤을 창작하여 인간에 대한 풍자를 시도함

90년대 말부터 자신의 1인 창무극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보유자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전통춤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됨.

2차례 뇌졸증과 교통사고로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가 2010. 6. 그의 나이 79세에 1인 창무극 중 심청가 부분으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됨.

가족으로는 손녀가 있음

 

 

왜 선생님의 공연을 보며 사람들이 울고 웃을까요.

"내가 사람들의 아픔을 끄집어내서 폭로하니까"

 

혼자 지내기가 외롭지 않습니까.

"나는 고독을 좋아해요."

왜인가요.

"무대 생활 26년 하다가 머리 깎고 중이 돼 3년 7개월을 구례 천운사에서 지낸 적도 있어요. 세상에 지쳐서 그랬어.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에 싫증이 나서 한때는 예술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아. 예술가들은 내가 동물 흉내나 낸다고 나를 미쳤고 했지만 답답한 사람들이야. 하물며 동물들도 저만의 세계가 있는데 그만 못한 사람들이 많잖아." 

무대에 다시 오르셔야죠.

"...."

대답이 없었다. 대신 그는 두 손을 모아 혼잣말처럼 했다.

'천지신명이여! 한번만, 한번만 공연하게, 춤 추게 해 주시오.'

 

               - 경향신문 '그 후'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