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말

에디션 드 퍼퓸(Editions de Parfums)의 프레데릭 말(Frédéric Malle)

조앤디디온 2018. 12. 29. 15:40




o 아름다움은 어디나 존재해요.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바닥, 박물관 등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요. 몬드리안 작품에 있는가 하면 렘브란트 안에도 있죠. 누군가에겐 고대 그리스의 무언가, 다른 이에겐 아시아의 것이 아름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는 세상에 한 가지 종류의 아름다움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게 아름다움이란 일종의 균형이에요. 아티스트가 찾아낸 균형 속에서 아름다움이 탄생하죠.

아름다움을 위한 전제 조건 두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방금 말씀드린 균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예요. 피카소나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 굉장히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하지만 그들의 작품에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나오죠. 엄청난 훈련, 습작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고요. 거장의 붓질 뒤에는 그 아티스트에 의해 응축된 에너지가 숨어 있어요. 서예 작품의 한 획 한 획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와 비슷해요.

향수도 마찬가지예요. 아주 간결하고 분명하게 느껴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하죠. 이렇게 해야 에너지를 지닌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완벽함과 각고의 노력으로부터 탄생한 에너지죠. 저는 이런 에너지가 주는 힘을 믿습니다. 여기에 아티스트의 피땀과 재능이 더해지죠. 재능이란 앞서 말한 균형을 찾는 특출한 능력이에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데는 획일적인 레시피나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죠.


* 에디션 드 퍼퓸(Editions de Parfums). 프랑스어로 향수 출판사를 뜻한다. 도미니크 로피옹, 장 클로드 엘레나, 피에르 부르댕, 올리비아 지아코베티를 비롯해 톱 클래스 조향사 13인으로 구성된 출판사의 지휘자 프레데릭 말(Frédéric Malle)


                     - VOGUE 2018. 12. 인터뷰 중에서


'인물과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 [당신은 모를 것이다]의 저자 정태규님  (0) 2019.01.02
레니 크라비츠   (0) 2018.12.30
'앰부시'의 윤  (0) 2018.12.29
민중가수 이수진  (0) 2018.12.09
<고양이를 부탁해>, <나비잠> 정재은 감독  (0) 2018.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