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힙합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교육도 미디어도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을 때, 유일하게 힙합과 음악이 '내가 내 자신이 되어도 행복할 수 있어'라고 말해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랩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랩은 그 가사 안에 어떤 주제를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서 공감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노래 가사가 추상적이고 함축의 미학을 가지고 있는 반면, 랩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매우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는 게 가능하다.
o 시종일관 획일화되고 전형적인 것에 대해 숨 막히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런 것에 반대하는 가사를 노래 구석구석에 마음을 담아 써놓았기 때문에, 내가 뿌려놓은 씨앗이 언젠가는 이 콘크리트에 균열을 내서 다음 세대가 되면 좀 더 나아질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
o 그렇게 획일화된 성공을 강요하고 그것에 반대하면 패배자 취급하는 태도에 잡아먹히지 않으려 노력한다. 특히 주위의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한다. 나의 생각을 재정립시키고 다시 무너뜨렸다가 다시 단단하게 해주는 그런 것이 대화가 주는 장점이다. 중 · 고등학교 때, CD 사서 비닐 벗기고 플레이어에 넣고 딱 귀에 꽂는 순간 온 우주가 고요해지면서 그 뮤지션이랑 나랑 단둘이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뮤지션이 던지는 메시지에 내 마음이 반응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바로 대화가 아닐까. 그런 대화를 할 사람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 바로 예술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시사 IN, CULTURE & LIFE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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