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학은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란시스 갈턴에 의해 탄생했다.
갈턴은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이 발표된 뒤 6년 후인 1865년 교배기술로 동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듯 최고의 자질을 가진 인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갈턴의 주도로 결성된 인종우생학회는 유전적 열등분자들의 '씨를 말려야 한다.'는 담론을 유포시켰고 단종법과 유색인종의 이민을 규제하는 이민제한법 제정에 기여했다.
우생학이 위험한 것은 과학의 이름으로 하층민을 생물학적 열등분자로 몰아 사회악의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공권력을 임의로 행사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는 1924년 간질환자, 저능아 등에 대해 불임시술을 강제하는 단종법을 제정했다. 한편 미국 의회는 유대인과 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인의 이민을 제한하는 존슨이민법도 제정했다. 우생학이 초래한 인류사의 비극은 독일에서 절정을 이루어, 나치정부는 1933년 단종법을 공포, 악질 유전이 예상되는 병에 대해 우생 재판소가 단종수술을 하도록 했다. 이 법으로 40만 명이 단종수술을 강요당했고 10만 명은 안락사했다. 2년 뒤인 1935년에는 유대인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독일인과 차별하는 뉘른베르크법을 제정하면서 유대인 말살정책인 '홀로코스트'의 길을 열었다.
- 경향신문 어제의 오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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