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어째서 내가 그런 글을 적었을까? 당연히 기억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정확히 내가 기억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을까? 그중 어디까지가 실제로 일어난 부분일까? 실제로 일어난 일이 있기는 한가? 애초에 나는 왜 노트를 쓰는 걸까? 이런 모든 면에서 자기를 속이는 건 쉬운 일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은 특히 강박적이고, 이 같은 충동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할 길이 없으며, 쓸모라고는 강박이 스스로 정당화할 때 그렇듯 우연적이고 부차적인 것뿐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은 요람에서 싹트거나 아예 싹트지 않는다. 비록 나는 다섯 살 때부터 글쓰기의 강박을 느꼈지만 아무리 봐도 내 딸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그 애는 만사를 긍정하는 특별한 축복을 받은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