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싸이코패스가 주인공이거나 살육과 피가 낭자한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악'에 대한 성찰 없이 현상으로서 존재하는 악의 실체만을 맹목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면서 타인의 처절한 고통에 대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악의 실존을 바라본다는 것은 아무리 그것이 허구임을 전제하더라도 고통스럽고 불편하다. 그런데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그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드라마를 보게 하는 어떤 힘이 있다. 먼저 [타인은 지옥이다]는 주인공 윤종우(임시완)를 통하여 두 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에덴고시원 밖 세상과 종우 자신에 대한 것이다.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그 현실 속 타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질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