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시즌2] 후기 감상평 나름의 줄거리(스포 있음) - 2

- 1.에 이어서

킹스랜딩.

세르세이는 행방불명된 아리아를 찾기 위하여 베일리쉬에게 추적대를 가동하도록 지시하는데, 베일리쉬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세르세이는 베일리쉬의 성장사(캐틀린 툴리에 대한 실패한 연애사 등)를 언급하며 그를 자극한다. 이에 베일리쉬 역시 세르세이와 제이미에 관한 풍문을 언급하며 세르세이와 같이 든든한 가문을 배경으로 둔 운이 좋은 사람들과 달리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자신과 같은 이들은 지식이 곧 힘이라고(Knowledge is Power) 말한다. 그러자 세르세이는 자신을 수행하는 근위대들에게 베일리쉬를 붙잡아 목을 베라고 명한다. 순식간에 근위대의 칼이 베일리쉬의 목을 그으려는데 세르세이는 맘이 바뀌었다면서 그를 풀어주라고 하고 근위대를 뒤로 물러나게 한 후 웃으며 말한다. 힘이 곧 힘이라고. "Power is Power" 세르세이는 베일리쉬에게 매춘과 돈놀이를 중단하고 당장에 아리아를 추적하여 잡아오라고 명하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이 장면은 권력과 그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 내지 수단에 관한 두 개의 관점을 제시한다. 

평범한 가문 출신의 베일리쉬. 그에게 가문은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그는 오직 자신의 힘으로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 왕국의 재무장관으로서 권력자들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이루고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권력의 과실을 누린다. 그는 누구보다 빨리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이용한다. 그에게는 누군가의 치부, 약점 등이 곧 무기다. 그는 자신이 획득한 정보를 통해 힘을 가진 자들 사이의 역학관계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필요하다면 이간질도, 배신도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세르세이는 왕국 최고의 가문 라니스터 가문의 딸이다. 그녀는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하면 되었다. 그녀에게 힘은 그냥 힘이었다. 누구에 대해서든 더 큰 힘으로 맞서면 그만이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권력 그 자체를 맹목적으로 추종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왕좌, 권력 너머에 그것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 내지 가치가 없다. 그저 권력 그 자체가 목적일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베일리쉬가 있고 세르세이가 있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는 베일리쉬와 세르세이가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 권력에 이르고 또한 그 권력을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그들 각자의 종국에 이르러 어떻게 최후에 이르는지를 지켜보면 권력을 맹목적으로 좇는 이들의 최후는 결국 동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권력을 추종하는 각자의 방식이 달랐듯이, 베일리쉬는 계략과 책략에 걸려 쓰러지고, 세르세이는 더 큰 힘에 압도당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한편 조프리는 왕으로서 힘을 과시하고자 자신의 스타일로 왕궁 내부를 고치려 한다. 세르세이는 조프리에게 당장 급한 일은 아리아를 찾는 일이라며 추적대를 선발하여 보내야 하는데 우선 조프리의 할아버지인 타이윈 라니스터에게 부탁하라고 한다. 조프리는 할아버지라도 왕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을 하는 지위에 있다고 하면서 제이미와 여왕 세르세이 사이의 추문에 대하여 묻는다. 세르세이는 정통성을 흔들려는 자들의 모략일 뿐이라고 하고 말을 돌리는데 조프리는 아버지 로버트 국왕의 서자들에 대하여 물으면서 아버지 로버트의 마음을 채우지 못했던 세르세이를 자극한다. 세르세이가 화를 참지 못하고 조프리의 뺨을 때리자 조프리는 왕에 대한 반역이라면서 어머니라도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세르세이를 내친다. 조프리의 명에 따라 수도 일대에 로버트의 서자로 추정되는 사내아이들에 대한 학살이 자행된다. 킹스랜딩에는 자식을 잃은 어미들의 통곡이 가득하다. 베일리쉬의 매음굴에 숨어 있던 메이건 마기가 낳은 아기(에다드가 실권하기 전 베일리쉬를 따라 만났던 여성과 아기)도 발각되어 처참하게 살육된다. 군인들은 겐드리가 일을 했던 대장간 주인을 상대로 겐드리의 행방을 추적한다. 대장간 주인은 겐드리가 야경대에 지원하여 북쪽으로 떠났다고 하면서 황소투구를 지니고 있다고 고한다.

장벽 야경대에서 징병을 위해 킹스랜딩을 방문했던 요렌 야경대장은 에다드 스타크의 처형 당시 아리아를 구하여 북쪽으로 향한다. 아리아는 소년으로 위장하여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요렌의 일행 중에는 수도 지하감옥에서 호송하는 죄수 세 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어떤 죄목인지 모르나 상당히 잔인하거나 위험한 인물들로 보인다. 그 중 두 명이 갇힌 상태에서 마실 거리를 달라며 아리아를 위협하지만 아리아는 전혀 기죽지 않고 응대한다. 나머지 한명은 자신을 라우렐 출신의 자켄 하카르로 소개하며 아리아를 주목한다.

전임 핸드 존 아린 경이나 에다드 스타크가 주목했던 대장간 청년 겐드리는 아리아가 여자 아이인 사실을 눈치채고 아리아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리아의 신분을 알게 된다. 로미와 핫파이라는 이름의 소년들은 아리아를 괴롭히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는데, 기사들에 대한 동경으로 장벽으로 향한다.

조프리 왕의 명에 따라 2명의 추적대원이 요렌의 야영지까지 오지만 요렌은 야경대가 독립된 지위를 가진다며 추적대를 위협하여 물러나게 한다. 아리아는 자신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지만 추적대는 겐드리를 찾고 있다고 하면서 다시 오겠다고 한다. 추적대가 야밤에 더 많은 군대를 이끌고 요렌의 야경대를 공격하고 요렌은 이들에 대항하여 싸우다 죽고 만다. 소년 로미가 겐드리의 황소투구를 지닌 채 죽게 되고 아리아가 기지를 발휘하여 로미를 겐드리라고 지목하여 겐드리는 위기를 면한다. 추적대의 공격 중에 아리아가 갇혀 있던 세 명의 죄수들을 구하는데, 그 중 한 명의 죄수는 어딘가 모르게 예사의 평범한 인물은 아닌 듯하다.

추적대는 요렌의 야경대 중 포로로 잡은 이들을 모두 현재 라니스터의 주둔지인 하렌할 성으로 호송한다. 아리아, 겐드리, 소년 핫파이 역시 하렌할 성으로 이동한다. 하렌할 성은 한때 철옹성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타가리옌의 전성기 시절 용에 의하여 성이 통째로 불에 타서 죽음의 성으로 남아 있다. 아리아와 겐드리, 핫파이는 하렌할 성을 보며 그 위압감에 공포를 느낀다. 핫파이가 도대체 어떤 불이길래 돌까지 녹일 수 있었느냐며 의아해하자, 아라아는 '용의 불'이었다고 답해준다. 핫파이가 용이 있느냐고 묻자 아리아는 용은 다 죽었다고 답한다.

현재 하렌할 성은 라니스터의 주둔지로서 수많은 전쟁 포로들을 가두어 두고 끔찍한 고문이 이루어진다. 시체 냄새가 성을 뒤덮고 고문 당하는 이들의 비명 소리가 울린다. 깃발 없는 형제단은 무정부군으로서 라니스터에 대항하는 조직인데, 라니스터군은 인근 마을의 주민들을 고문하여 그들의 행방을 알고자 한다. 살아있는 쥐를 깡통에 넣고 포로의 배에 묶어 깡통 끝을 불로 지지면 쥐가 피할 곳을 찾아 결국 포로의 배를 파 먹고 배를 뚫고 들어가는 고문이 자행된다. 매일 아침 누가 고문 대상자로 지목될 지 포로들은 공포에 떤다. 지목하는 이는 다름아닌 타이윈 라니스터의 충견 '마운틴, 산'이다.

아리아는 밤마다 "조프리. 세르세이. 일린 페인. 하운드." 복수해야 할 명단을 외우며 밤을 지샌다.

다시 킹스랜딩.

티리온은 핸드로서 실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몇 가지 조치들을 취하는데, 먼저 조프리가 로버트의 서자 또는 서자로 추정되는 이들을 학살함으로써 민심을 크게 동요케 한 데에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학살을 자행한 도시 경비대의 지휘관 슬린트로부터 모든 직위와 조프리가 하사했던 하렌할 성을 빼앗고 그를 장벽으로 보내버린다. 대신에 브론을 도시 경비대의 새 지휘관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티리온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세르세이의 딸 마르셀라의 혼사를 통하여 공주의 신변 안전을 꾀함과 동시에 가문과의 연합을 통한 전쟁의 우군을 확보하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의회 의원들의 자신에 대한 충직성을 시험해 보려고 한다. 마르셀라의 혼사를 추진할 상대방에 관하여, 현사 파이셀에게는 도른 지역의 마르텔 가문을, 의원 바리스에게는 강철군도의 테온 그레이조이를, 재무장관 베일리쉬에게는 베일 성 리사 아린의 아들 로빈 아린을 의논하면서, 여왕 세르세이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하도록 지시한다.

세 사람의 대응에서 그들의 성향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사 파이셀은 역시 힘이 없는 듯한 태도로 무조건적인 복종을 약속하고(물론 그 약속의 무게는 종이조각처럼 가볍다.), 바리스는 은밀한 밀담을 즐기며, 베일리쉬는 협상을 통해 티리온에게 협조하는 대가로 하렌할 성을 약속받는다.

그로부터 얼마 후 세르세이가 티리온을 찾아와 격노하며 마르셀라를 마르텔 가문과 혼인시켜 멀리 보내버리려 하느냐며 반대의사를 강하게 피력한다. 이로써 티리온은 현사 파이셀이 여왕의 충신으로서 핸드인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를 비밀을 누설한 대가로 지하 감옥에 구금한다. 이로써 티리온은 의회 의원들에게 핸드로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을 확실하게 한다. 티리온은 베일리쉬로 하여금 랜리 바리테온의 진지로 가서 그곳에 있는 캐틀린과 협상하도록 하는데, 에다드 스타크의 머리와 시신을 거두어 예를 다함으로써 전쟁의 양상을 바꿔보려 한다. 베일리쉬는 티리온의 명에 따라 킹스랜딩을 떠난다.

또한 티리온은 세르세이의 종자인 런셀 라니스터를 불러 그가 세르세이의 정부인 사정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 조프리는 물론 제이미나 타이윈에게 이를 알릴 경우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겁박하여 세르세이의 모든 일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

한편 티리온은 부친의 명령(타이윈은 티리온에게 주둔지의 창녀를 킹스랜딩으로 데리고 가지 말라고 했었다.)을 어기고 데리고 온 셰이가 세르세이에게 발각되어 해를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는데, 셰이는 궁 안에서 숨어지내는 데에 갑갑함을 느낀다. 의원 바리스는 어느 사이 셰이의 존재를 눈치채고 이를 빌미로 티리온의 약점을 잡았음을 암시한다. 이에 대하여 티리온은 자신은 전임 핸드 에다드와 달리 술수에 익숙하다고 하면서 자신을 협박하면 오히려 바리스를 바다에 던져버릴 수 있다고 하지만, 바리스는 "폭풍은 오고가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어도 자신은 조용히 노를 저을 뿐"이라고 하면서 응수한다. 티리온과 셰이의 사랑은 깊어가고 셰이를 지키기 위해 티리온은 셰이를 하녀로 가장하여 산사의 수행하녀가 되도록 한다(이 때의 선택이 결국 두 사람을 비극적인 결말로 이끈다.)

소의회에서는, 장벽 검은성으로부터 백귀의 공격이 있었던 일과 장벽 너머 야인들이 그들의 왕이라 칭하는 맨스레이더에게로 모이고 남쪽으로의 진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자, 이를 논의한다. 모몬트 사령관의 병력 증원 요청에 대해 티리온은 장벽에서 직접 목격한 사정을 들어 충분히 가능한 일로서 백귀와 야인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어선이 장벽인 만큼 병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하지만, 세르세이는 전쟁 중임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면서 티리온과 충돌한다.

강철군도.

강철군도에 도착한 테온. 어린시절 떠났던 고향에 9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테온은 항구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낀다. 아버지가 계신 파이크 성으로 가고자 하는데 낯선 여인이 동행을 제안하고 테온을 말에 태워 파이크 성으로 향한다. 테온은 여성의 가슴을 주무르며 추파를 던지는데(테온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진다. 그의 얄팍한 성품을 알 수 있다.), 여성의 반응이 묘하다.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성에 도착하여 아버지 발론 그레이조이를 만나지만 정작 아버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9년 동안 스타크의 볼모로서 자란 아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 테온은 자신이야말로 아버지의 후계자라고 피력하지만 파이크 성의 후계자가 테온이 아니었다. 그의 누이 야라 그레이조이였다. 그녀는 테온이 없는 사이 강철군도의 군함을 이끌고 수군들을 지휘하며 파이크 성의 후계자로서 성장하였다. 그런데 그의 누이 야라 그레이조이는 다름 아닌 테온을 파이크 성까지 데려온 바로 그 낯선 여성이었다. 테온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야라 그레이조이는 한눈에 동생 테온을 알아본 것이다(이후 시리즈에서 테온이야말로 가장 혹독한 성장통을 거치는데 누나인 야라 그레이조이는 끝까지 테온에 대하여 애정을 잃지 않는다.).

                                                                  -  3. 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