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수의 한 사람으로서 노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매개체였습니다. 나라 잃은 설움, 해방의 기쁨,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 등 어려운 역사를 살아오면서 대중가요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애환을 풀어주고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어 왔지요. 그게 대중가요의 역할이자 힘이고 노래하는 저에게는 기쁨이자 보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지켜왔고 보존하려고 애써왔던 '전통가요'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사람들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어 안타까워요. 내가 죽고 나면 전통가요는 영영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네요."
"저는 트로트라는 말이 참 싫어요. 그 단어는 우리 가요사에 없었던 말인데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어요. 1980년대 들면서 템포가 빨라진 곡에 낯뜨거워질 정도로 저속한 노랫말까지 흘러나오면서 트로트라는 말이 생겨난 것 같아요. 천박하게 흔들고 즐기자는 식의 노래들이 나오면서 그전의 주옥같은 전통가요도 싸잡아 트로트라고 부르며 비하하는 게 가슴 아프고 속상하죠. 제 노래는 트로트가 아니라 전통가요입니다."
"흥과 즐거움만을 추구하다 보니 이렇게 됐지요. 그렇다고 요즘 방송에 나오는 어린 가수들을 탓할 수가 없어요. 문제는 가요환경을 둘러싼 여기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냈다는 데 있지요. 방송매체도 그렇고 작곡가나 프로듀서, 기획자들 모두가 깊이 없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잖아요. 그들이 먼저 바뀌어야 해요. 상업성에 치우쳐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을 계속 만들다보니 가요의 질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가수들도 정확한 가사 전달, 감정 전달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요즘 연예인들 보면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팬들의 사랑이 없어지면 연예인의 삶이 끝나는데 평생 그 자리를 유지할 것처럼 생각하고 산다는 겁니다."
이미자(李美子, 1941년 10월 30일 ~ )는 대한민국의 가수이다. 서울 한남동에서 2남4녀 중 장녀로 출생하였고 문성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1959년 데뷔하였으며 《열아홉순정》으로 처음 알려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2천여 곡을 불렀으며 대표곡으로는 《섬마을 선생님》,《동백아가씨》등이 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가수 이며 엘레지의 여왕 (Queen of Elegy)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MBC 10대 가수상을 11년 연속 수상하였고 1967년 〈문화공보부 무궁화훈장〉, 1995년 〈화관문화훈장〉, 1999년 〈보관문화훈장〉, 2009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하였다. 흔히 그녀가 노래하는 장르를 트로트로 분류하고 트로트의 여왕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본인은 트로트로 분류되기보다는 전통가요라고 주장한다. 현재까지도 뛰어난 가창력과 대중을 사로잡는 무대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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