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찌아찌아족의 표기문자

조앤디디온 2009. 8. 21. 12:41

고유언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자가 없어 역사조차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찌아'라는 말은 찌아찌아족 고유언어로 '아니다'라는 뜻이다. 외부인이 찌아찌아족에게 "당신 민족의 이름이 뭐냐"고 묻자, 찌아찌아족은 '찌아'라며 모른다고 답했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사단법인 훈민정음학회(회장 김주원)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섭 바우바우시에서 사용되고 있는 토착어 찌아찌아어에 대한 한글 서사체계를 만들고 본격적인 한글 교육 진행에 나섰다. 그 동안 국내 언어 학자들이 무문자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지만 대부분 비공식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아 실패했었다.

훈민정음학회는 바우바우시와 한글 및 한국어 보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공식적인 한글 교육 기반을 만든 후 본격적인 한글 서사체계화 작업에 나섰다.

바우바우시 영어 교사가 방한해 6개월 동안 한국어 연수를 받는 동안 찌아찌아어에 대한 분석을 하며 한글 서사체계를 완성했다. 이후 곧바로 한글을 이용한 찌아찌아어 교재 개발까지 이뤄냈다. 찌아찌아어 한글 교과서는 지난 달 21일 바우바우시 소라올리오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교과서 편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호영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는 한글의 세계 진출에 대해 흐뭇해하면서도 "아직 변수가 있다. 제대로 터를 잡으려면 적어도 5년 동안 한글 교육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찌아찌아 족의 모습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산 이동전화 단말기를 가지고 찌아찌아어를 한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을 것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역시 한글 찌아찌아어로 표기된 정보를 공유하고 메일을 주고 받을 정도로 정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뉴스 한국 박지혁기자 jiji@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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