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영웅으로 추앙받는 무장강도 제시 제임스

조앤디디온 2009. 7. 8. 22:31

제시 제임스(Jesse James, 1847-1882)

미국의 전설적인 무장강도, 서부 시대를 풍미한 무법자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소도시 애데어(Adair)에서는 매년 7. 21. 제시 제임스 기념 축제가 벌어진다고 한다. 제시 제임스는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달리는 열차를 털었다고 한다.

애데어 외에도 제임스의 생가가 있는 미주리 주 컨비에서도 제시 제임스를 기념하고 있고

트레일 박물관과 심지어 제임스 일당에게 털린 록 아일랜드 철도회사까지도 그를 기념하는 축제를 벌인다.

한편 그를 소재로 한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졌다고 한다.

무법자 제시 제임스, 미국의 무법자들, 위대한 미주리 습격, 제시 제임스의 진짜 이야기,

총잡이 제시 제임스의 전설, 제시 제임스의 암살(브래드 피트 주연) 등

 

미국인들은 위대한 영웅도 아닌 무장강도인 제시 제임스를 왜 추앙하는 걸까.

 

짧은 역사를 지닌 미국으로서는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전승과 전설이 없으므로

그들만의 전설과 역사를 갖고자 하는 강한 열망에서 제시 제임스를 그들만의 영웅으로 추앙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한편 남북전쟁에서 남부군으로 참전했던 그가 남북전쟁의 승패에 대한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즉 북부군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은 철도와 은행이라는 수단을 통해 통합 성장해 갔다.

철도는 신생국가 미국이 지리적 국가통합을 이루는 물리적 수단이었고

은행은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시키는 첨병이었다.

철도를 건설하면서 일부 농민들이 농토를 강제로 수용당했고

남부군을 지지했던 농민들은 연방정부의 달러를 사기 위해 금과 은 등을 은행에 싸게 팔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제임스가 연방정부와 북부 자본가의 상징인 철도와 은행을 혼내주니 속이 후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현상금을 노린 동료 강도 봅 포드에 의해 살해된다.

35년의 짧은 생을 살았다.

 

영화학자 수잔 헤이워드에 의하면 미국의 건국신화인 서부영화는 두 종류가 있다.

이른바 제시 제임스와 같은 위대한 강도들이 주인공인 영화들은

서부를 근대 국가로 포섭시킨 주력(철도나 은행)에 응징을 가함으로써

거대한 지배자들에 대항하는 개인을 부각시킨다.

그 반대편에는

무법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고 개척자 정신으로 국가를 설립해가는

국가주의적인 서부영화들이 있는데 보안관이나 제7기병대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제임스가 전자를 대변하고 있다면 후자를 대변하고 있는 사람은 영화배우 '존 웨인'이다.

 

                 - 홍은택 기자의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 중에서

 

나의 소견으로는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인물을 기억하고 추앙하는 것은

그가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한 삶의 궤적을 만들고

평범한 사람들의 틀에 박힌 삶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개척했으며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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