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teur literature

새벽예배와 벌레 한 마리

조앤디디온 2018. 11. 10. 19:22

새벽.

성경책 손에 들고

아파트 빗장을 열어

계단을 내려간다.

 

벌레 한 마리가

계단 끄트머리에

착 붙어 있다.

다리가 여럿 달린 벌레가

미동도 없다.

 

고요한 새벽

천상에 마음을 둔 사람들이

교회를 향한다.

찬송과 기도에

하루를 올려놓고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한다.

 

교회당 고요함에 머뭇거리다

세상으로 나오니

세상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깨어 역동한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계단을 올라간다.

! 그 녀석

벌레 한 마리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꼼짝도 하지 않은 듯

계단 끝 그 자리에 착 붙어 있다.

 

참 성실하게도

생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구나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계단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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