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말

<다크니스 품바> 모던테이블 김재덕 안무가

조앤디디온 2019. 5. 29. 15:40





o 팀원들을 이끌 때 그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인문학이었다. 작품활동에 도움을 준 인문학 책으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꼽았다. "무용단은 리더와 단원들이 다툴 일이 많다. 그런 다툼을 줄여준 책이다. 무용학 박사 과정을 할 때 이 책을 접했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서 철학과 수업인 독불철학, 영미철학, 윤리학 과목을 두루 들었다...."

o 비트겐슈타인이 그에게 선물한 것은 소통하는 방법이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책일 읽고 '이래서 내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오류가 생겼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말은 그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말이 체화된다. 이후로는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대화를 했다. 이를테면 '어깨를 좀 더 강렬하게 움직여달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어깨를 3cm 정도만 더 움직여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낫다. 요구를 할 때는 범위를 좁혀줘야 한다."


o 전통을 현대적으로 사용할 때 김안무가가 방점을 찍은 쪽은 전통보다는 '현대적'인 것이었다. "판소리를 록처럼, 판소리를 블루스처럼 부르고 싶었다. 장구나 꽹과리 소리가 안 나도 우리 음악이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신해철의 <모노크롬> 앨범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록 음악을 하는 데 이런 것까지 한국적으로 할 수 있구나' 감탄했는데 우리도 그런 톤을 유지했다. 팝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o 가요는 부모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배운다. 무용은 그런 기회가 없다. 보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미궁 속으로 빠질 수 있어서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먼저 설명을 한다.


                    -  2019. 4. 16.자 604호 시사in CULTURE & LIFE IN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