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엄마가 밉다.
오빠는 더 밉다.
가족인데
왜 나는 가족이 미울까.
어린 시절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남은 세 가족은
누구보다 서로를 아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보니
어느 사이 세 사람은
서로를 원망하고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각자의 상처는 각자의 몫이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알고 있음에도
서로를 사랑함에도
어쩌면 그래서 미운 것이다.
다행인 것은
나의 심장 어딘가에
엄마가, 오빠가 여전히 작게 고동치고 있다.
엄마가, 오빠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여전히 줄 수 있는 건 아낌없이 주고 싶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반드시 좋아하는 감정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가족이 축복인 사람들도 많지만...(그런 사람들 정말 부럽다.)
운명적으로 가족이 굴레인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란 존재가 부담이고 그래서 힘든 이들을 보면
(나를 포함하여) 참 안쓰럽다.
그러나 감히 말하고 싶다.
그런 운명도 괜찮다고.
다 지나고 나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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