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등 감상평

2017. tvN 드라마 비밀의 숲 감상평 1 (줄거리 스포 있음)

조앤디디온 2019. 2. 7. 05:44



안길호 연출, 이수연 극본

조승우, 배두나, 유재명 주연



[첫번째 사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다" - 건설업자 박무성 살인사건]


건설업자이자 법조브로커 박무성. 그는 다수의 법조계 인물들과 인맥을 만든 후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함으로써 인맥을 관리해온 인물이다. 사업이 부도나고 채권자들로부터 쫓기며 고소를 당하는 등 궁지에 몰리자, 그는 법조계 특히 검찰 쪽 인맥을 동원하여 수사를 막거나 도움을 얻고자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는 그만 자신의 집에서 칼에 난자당해 살해되고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검사 황시목(조승우). 그는 박무성이 살해된 바로 그 시각. 박무성의 집을 찾아 가던 중이었다. 골목길에서 박무성의 어머니를 만나 함께 박무성의 집으로 간다. 어머니와 함께 집에 도착하였으나 그가 마주한 것은 박무성의 시신. 현장을 확인 후 신고를 하고 어머니로 하여금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한다. 그가 박무성의 집을 찾아온 것은 박무성의 제보를 듣기 위해서였다. 박무성은 죽기 직전 황시목검사에게 연락하여 할 말이 있다면서 집으로 찾아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황시목검사는 박무성이 법조계 인맥으로 삼으려고 접근했다가 거부당한 거의 유일한 검사였다. 죽기 전 박무성은 그를 왜 부른 것일까.









황시목검사는 어린시절 뇌가 지나치게 발달하여 작은 소리조차도 참을 수 없는 통증을 유발했다. 그 때문에 14살에 고통중추인 뇌엽절리술-뇌섬엽절제술을 받아야했고 수술후유증으로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에게는 특별히 좋거나 기쁜 일도, 기분이 나쁘거나 감정적으로 화를 낼 일도 없다. 그 때문인지 검사로서 황시목은 출세를 하고픈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 보통의 사람들과 달리 그는 기계적으로 책임을 다할 뿐이다. 원리와 원칙. 그리고 검사로서 완전한 수사. 즉 범인을 잡고자 할 뿐이다. 그의 외골수적인 성향으로 검찰 내에서 자의 내지 타의로 '왕따 검사'가 된다.


박무성의 집으로 용산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투입된다. 그 중 열혈 여형사 한여진경위(배두나)가 있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찰대학을 마쳤다. 그 후 파출소와 교통계를 거쳐 비로소 그토록 원하던 강력계 형사가 되었다. 강력계 형사로서 2개월.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깨끗해질 수 있다고, 선과 악의 분명한 대립구도에서 갈등없이 선을 지지한다. 살인은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이고, 그래서 범인을 잡아 법의 엄정한 책임을 물려야 한다. 그녀는 타협이 아닌 정공법으로, 그리고 순수한 영혼으로 경찰의 직무를 수행한다. 시간이 날 때는 만화를 읽고 틈틈이 캐릭터를 그리면서 마음을 달랜다.






한경위는 처음 현장에 있던 황검사를 용의자로 알고 뒤쫓다가 황검사의 신분을 알게 되고 우연찮게 황검사와 함께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한다. 초반 액션씬이 박진감이 넘친다. 한경위는 그 후에도 종종 멋진 액션씬을 보여준다. 처음 박무성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박무성이 사망한 현장에 있었던 케이블TV 수리기사 강진섭. 그는 현장에 있던 금품을 챙겨 달아났다가 추적을 통해 쫓아온 황검사와 한경위에게 체포된다. 그러나 그는 도둑질은 했어도 살인은 하지 않았다며 억울해한다. 박무성의 집 앞 정차된 택시의 블랙박스에서 강진섭이 도착할 당시 박무성의 집 안에서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 사람의 영상이 확보되고, 이것이 강진섭이 박무성의 집 안으로 들어갈 당시 박무성이 살아있었다는 증거가 되면서 결국 강진섭은 강도살인으로 중형을 선고받는다. 강진섭은 수사와 판결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제 막 태어난 아기와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를 남겨둔 채 자신에게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수사당국을 비난하며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한다.







서부지검의 실세 이창준차장검사(유재명). 그는 대한민국의 막강한 재벌권력 한조그룹의 사위이다. 그는 인품과 능력을 모두 갖춘 검사로서 후배검사들의 존경을 받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면서 박무성과 같은 인사들과도 연을 맺고 이런저런 처세술을 발휘해왔다. 박무성과 친분이 깊었던 서동재검사(이준혁)를 수족처럼 부리며 검찰권력을 누린다. 박무성은 죽기 직전까지도 이창준차장검사에게 도움을 구하다가 마지막에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 서부지검 검사들을 비롯하여 비리검사들을 모조리 불어버리겠다며 협박한다. 이러한 사정을 눈치채고 있던 황시목검사는 박무성의 살인사건의 배후에 이창준차장검사가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의심을 품고 수사를 진행한다. 이를 직감한 이창준차장검사는 황검사가 자신을 용의선상에 두고 압박해오자 박무성사건의 배당을 신출내기 염은수검사에게 맡도록 하여 수사와 재판을 통제하려 하고, 다른 한편 황검사와 정면으로 승부하려 하면서 대립한다. 과연 이창준차장검사가 박무성을 살해한 것일까..?


서동재검사(이준혁)는 검찰 내 어느 누구보다 박무성으로부터 많은 금품과 향응을 받아왔다. 검찰의 직위를 이용하여 박무성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인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처세에 능하다. 지방대 출신으로서 아무런 백그라운드 없이 검찰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그는 철저히 처세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왔다. 힘 있는 자에게 철저하게 굴복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구축해왔다. 그런 그에게 박무성은 죽기 전까지 여러 차례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했으나 더 이상 효용이 없는 박무성을 도울 이유가 없었기에 외면했었다. 박무성의 살인사건은 그간의 부정이 덮일 수도 있는 기회이자 수면 아래 있던 비위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는 위기이기도 했다. 서동재검사는 자신과 이창준차장이 박무성에게 함께 얽혀 있는 만큼 이창준차장에게 붙어 어찌되었든 살아남으려 기를 쓰지만, 이창준차장이 황검사에게 검찰의 승진 등 요직을 걸고 수사를 빨리 종결하도록 딜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찍어내려 하는 사정을 옅듣게 된다. 서동재검사는 이창준차장의 지시를 받아 박무성의 성로비 창구 역할을 했던 한 여성을 추적하는데, 수사과정에서 그 여성이 공식적으로 포착되는 순간 두 사람이 수사의 표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더이상 이창준차장이 연줄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된 이상, 서검사로서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강진섭의 자살이 언론의 조명을 받아 검찰과 경찰 모두 곤란해지자, 이창준차장검사는 그 책임을 공판을 담당했던 영은수검사에게 전가하도록 막후에서 조종하면서 다른 한편 황검사에게 부장검사 승진을 제안하는 등 수사를 덮고자 한다. 영은수검사(신혜선)는 이제 막 수습을 떼고 검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처음 박무성사건을 맡았을 때 수사검사인 황검사 몰래 사건기록을 열람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었다. 임명받은 지 얼마 안된 초임 검사의 열정으로만 보기에는 뭔가 수상쩍은 면이 있었다. 황검사가 택시 블랙박스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증거로서 공판검사인 영검사에게 주는데, 서동재검사는 영은수검사로 하여금 강진섭의 유죄인정을 위한 자료로서 재판과정에서 극적으로 이를 제출하도록 유도하여 영검사는 재판에서 강진섭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낸다. 그런데 강진섭의 자살로 인하여 영검사는 전면에서 언론으로부터 추궁을 당하고 내부적으로도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려하자, 심히 괴로워한다.






영은수검사는 영일재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었다. 영일재 전 장관은 뛰어난 능력과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의 선후배들은 물론 법조계 전반에서 존경을 한몸에 받고 법무부장관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한조그룹이 연루된 수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던 중 뇌물사건에 연루되어 직을 박탈당하고 가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치욕을 당하게 된다. 그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아내에게 뇌물공여자가 사과상자에 돈 8억 원을 담아 일방적으로 뇌물을 건네주었고 후에 이를 알게 되어 이를 돌려주었으나 돈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면서 결국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되어 모든 것을 잃고 만다. 그 이후 폐인이 되어 방에 틀어박힌 채 알콜중독자가 되었다. 다행히 딸인 영은수가 검사가 되자 영장관은 비로소 삶에 대한 애정을 조금씩 회복하게 되었는데, 영검사가 박무성사건으로 곤란한 상태가 되자 영장관 부부는 크게 절망한다.


황시목검사는 영검사가 곤란한 지경에 빠지자 아무런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주요 언론에 인터뷰를 자청하고 강진섭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공정하였고 블랙박스영상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해명한다. 황시목검사는 자신이 수사검사로서 최종적인 책임을 질 것이며 강진섭이 억울한 것이 맞다면 그가 박무성의 집에 도착할 당시 집 안에서 창 밖으로 노출된 바로 그 사람이 범인일 수 있고, 2개월의 시간 내에 그를 잡겠고, 만일 실패한다면 본인이 검찰을 떠나겠다면서 검찰의 직을 걸고 범인을 잡겠다고 공표한다. 이로써 박무성사건은 전적으로 황시목검사의 사건이 되었고 영은수검사는 곤경을 면하지만, 황검사는 돌출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더욱 고립되고 언론에 노출된 만큼 어린 시절 뇌질환으로 인한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면서 크게 곤란에 빠진다(정작 당사자인 황검사는 아무렇지도 않다). 이창준차장은 이를 계기로 검찰 내사담당 윤세원과장으로 하여금 황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윤세원과장은 황검사의 주치의와 집 등을 조사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황검사는 수사과정에서 박무성이 죽기 전날 밤 누군가를 만났고 그와 크게 다툰 사실을 알게 되고 당시 만났던 사람을 추적하는데, 그가 다름 아닌 영은수검사였음을 알게 된다. 영검사는 박무성이 곤란한 상황에 빠진 만큼 더 이상 염장관의 진실을 은폐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진실을 밝혀 달라며 박무성을 회유 내지 협박한 것으로 의심된다. 황검사는 이 때문에 영장관의 뇌물사건에 박무성이 연관되어 있고 박무성의 죽음에 영장관의 뇌물사건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한편 한여진경위는 박무성의 집 인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건 당일 옆집 개가 죽었고 담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피(국과수 감정결과 개의 피로 밝혀진다)가 묻어 있음을 발견하고 황시목검사와 함께 수사를 계속하는데, 그 과정에서 동료경찰인 김수찬형사의 수상한 행태를 눈치채고 그와 대립한다. 김수찬형사는 살인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황시목검사였고 황검사가 언론인터뷰를 한 이후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는 시청자들의 제보가 이어지자 그를 의심한다.






황검사는 강진섭의 재판과정에서 강진섭을 변호했던 변호인의 사무장이었던 중학교동창 김정본을 만나는데 그는 황검사가 뇌수술을 받기 전 같은 반이었다. 그 시절 황검사는 김정본의 피아노 치는 소리에 괴로워하다가 참지 못하고 피아노 덮개를 세게 내리 쳐 손을 다치게 했었다. 그런데 김정본은 황검사에 대한 비난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를 두둔하는데, 박무성 살인사건 이후 수사과정에서 이상하게도 황검사의 주위를 맴돈다. 한편 한조그룹의 회장 이윤범은 이창준차장에게 박무성사건으로 서부지검이 자꾸 주목을 받는 것이 신경쓰인다면서 이창준차장에게 희생양을 만들어서라도 수사를 조기에 종결시키라고 압박한다.






황검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이창준차장검사, 서동재검사, 영일재장관과 영은수검사, 그리고 제3의 인물 모두를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지속한다. 처음 살인사건이 시작된 이후 드라마는 숨가쁘게 전개된다. 초반부터 대략 절반에 이르기까지 박무성사건의 용의자로 한명씩, 한명씩 등장하면서 그들이 어떤 이유로 박무성사건에 연관되어 있는지를 속도감 있게 드러낸다. 특별히 황시목검사와 이창준차장검사의 대립으로 향후 드라마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시청자는 황시목검사의 시선을 따라 과연 누가 박무성을 살해하였을지 범인을 추적하게 된다.



비밀의 숲은 그렇게 검사 황시목이 박무성의 살해현장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되고 황시목의 시선으로 범인을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