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는 흔하지 않다. 1,000만이 본다는 것은 그만큼 이유가 있다.
강렬한 액션이나 긴박한 사건전개는 없다. 어찌보면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그런데 재미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는다. 크든 작든 빵빵 터진다.
개인적으로, 극한직업이 1,000만 영화가 된 것은, 스토리의 힘이라기 보다는 소재 설정과 대사, 그 대사를 뱉어내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해체 위기의 마약반 단원들이 치킨집을 운영하며 잠복근무를 하는 중에 대박 맛집이 된다는 설정이 기막히다. 수원왕갈비 통닭. 소재도 한몫했다. 치킨이라니! 전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이 아닌가. 거기에 한참 인기몰이 중인 골목식당 등 맛집 홍보프로를 패러디하는 깨알재미까지. 이렇듯 영화는 소소하게 끊임없이 관객들을 웃긴다. 낯설지 않은 친숙한 설정인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재치가 있다. 뻔하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가 과장이 있는데도 웃기는 것은 그들 스스로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관객들도 편안하다. 배우와 관객이 재미를 공감한다. 주연부터 조연, 특별출연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명도 놓칠 수가 없다.
류승룡은 오랜만에 작품을 해서인지 능글맞음에 여유가 철철 넘친다. 진선규는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행복감이 충만하다. 아마도 배우로서 지금이 무척이나 행복한 순간인가 보다. 오랜 기다림이 있었으니. 이하늬는 그냥 망가진다(그래도 이쁘다.). 이동휘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다. 힘을 빼고 툭툭 던지는 대사. 매력적이다. 공명은 공식대로 열심히 연기하는데 어색하기 보다 신선하다. 풋풋함이 넘친다.
그리고 악역으로 마약조직의 두목 이무배를 연기한 신하균. 그는 (연기에 있어서) 미친x이다. 눈빛에 광기가 있다. 그런데 웃기다. 이무배의 경쟁자 악역인 오정세. 짧지만 존재감이 있다.
경찰서장을 연기한 김의성, 특별출연의 신신애, 김지영, 김강현 모두 장면마다 각자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밖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영화를 꽉 채운다. 시작부터 끝까지.
아마도 이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에 대한 통찰이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영화를 다 보고 나니 행복하다. 마지막 그들이 한 팀으로 묶인 이유가 드러나면서 그 진가가 발휘되고, 결국 고생 끝에 낙을 찾아 전 팀원 특진의 포상을 받는 장면에서 흐믓하다. 웃겨줘서 포상을 주는 기분이랄까.
극한직업은 즐거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힘빼고 편안하게 웃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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