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teur literature

변명

조앤디디온 2019. 6. 24. 02:40

    【 변 명 】


 

공중에서 나는 보았네.

벌거벗은 체 뒹굴고 있는 벌건 몸뚱이들을.

신음으로 자괴감을 노래하는 연약한 허울들을.

 

눈을 감고 고통으로 육신을 어루만지지만

내면 깊은 곳의 갈망과 혼란이

그들을 위로하는 유일한 메시지라네.

 

눈동자의 탁함과 입가의 마른 버즘,

그리고

공허한 팔과 다리.

 

마른 바람의 읊조림.

살아 움직이는 것은 음부의 아가미일 뿐.

 

순결한 영혼이 시뻘건 피를 쏟아내고

마지막 호흡.

진한 기운과 차가운 냉기가 스며들면

의식은 스물스물 몸뚱아리로 돌아가고.

 

뫼비우스의 띠.

뱀의 머리가 되어

읋조리며 노래하는 기도는

 

차라리.

한 마리 작은 새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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