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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감상평 리뷰3(줄거리 결말 스포 있음)

성공한 치과의사 서문조(이동욱,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치과에서 환자들을 치료할 때 그는 더없이 친절하다. 누구도 그가 에덴고시원 악의 소굴의 우두머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다만 어린아이에게는 그의 음산함이 숨겨지지 않는다. 그에게 살인은 예술행위이다. 치과의사이자 예술가로서 그는 희생자들의 치아를 모아 반지와 팔찌로 만들어 소장한다. 에덴고시원의 다른 서식자들은 살인이 동물적 본능에 의한 것이라면, 서문조에게 살인은 일종의 행위예술이다. 그는 케익상자 가득 마취제를 담아 퇴근하는데, 포획된 희생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만큼 그러니까 희생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은 정도에 따라 마취제를 사용한다. 그에게 악은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본능이자 세계의 질서를 이루는 일부다. 그는 인간들 중 ..

카테고리 없음 2020.06.01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감상평 리뷰2(줄거리 결말 스포 있음)

이제 에덴고시원으로 들어가보자.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에덴고시원은 세상과 분리된 악의 소굴이다. 재개발 대상 지역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정은, 그녀의 신들린 연기는 계속된다!)은 종우가 처음 왔을 때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착하다고, 착한 사람들만 남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진심이다. 에덴고시원의 서식자들은 살육의 기쁨과 만족감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고시원의 주인 엄복순을 중심으로 협동한다. 엄복순의 관점에서 그들은 '착한' 존재들이다. 이 세계 어딘가에는 반드시 악이 존재하고 그 악은 대상을 차별하지 않는다. 우리는 직접 또는 뉴스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악'의 실존과 그로 인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드라마는 중간중간 PC방 살인사건..

카테고리 없음 2020.05.29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감상평 리뷰1(줄거리 결말 스포 있음)

개인적으로 싸이코패스가 주인공이거나 살육과 피가 낭자한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악'에 대한 성찰 없이 현상으로서 존재하는 악의 실체만을 맹목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면서 타인의 처절한 고통에 대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악의 실존을 바라본다는 것은 아무리 그것이 허구임을 전제하더라도 고통스럽고 불편하다. 그런데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그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드라마를 보게 하는 어떤 힘이 있다. 먼저 [타인은 지옥이다]는 주인공 윤종우(임시완)를 통하여 두 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에덴고시원 밖 세상과 종우 자신에 대한 것이다.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그 현실 속 타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질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