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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4. 센스 없는 직장 동료에 대하여

업무에서는 센스(sense)가 없음이 죄(罪, sin)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정말로 지치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센스 없음. 눈치 없음. ‘분노 유발의 죄’가 있다면 그들은 유죄(guilty)다. 챙겨야 할 일은 안 챙기고 챙기지 말아야 할 일은 챙기고 반복해서 질문 또 질문 누구 약을 올리나. 일부러 그러는 건지, 모르고 그러는 건지. 잘못을 지적하면 발끈하고. 분노 유발이다. 직장 생활은 도를 닦는 일이다. 나와 다른 타인들이 지옥이니 이곳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그런데, 어쩌나. 그들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고 그들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위로가 필요할 터인데... 위로까지는 모르겠고 화는 내지 말자. 다짐하지만, 오늘도 부글거린다.

amateur literature 2022.05.11

에세이 3. 이별 후에

정말로 소중했는데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이별을 하고 사진 속 추억으로만 간직되는 사람들이 있다. 미련이 남아 몇 번이고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고 정해진 운명처럼 이별을 받아들였다.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어느 노래처럼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가끔, (헤어진) 그들이 그립다. 아니 그들 자체가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 그 시간 그 때가 소중한 것이다. 그들에게 내가 무엇으로,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는 (이별한 이상)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결국,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는 과정이니까.

amateur literature 2022.05.11

에세이 2. 가족이 굴레인 이들에게

나는 자주 엄마가 밉다. 오빠는 더 밉다. 가족인데 왜 나는 가족이 미울까. 어린 시절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남은 세 가족은 누구보다 서로를 아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보니 어느 사이 세 사람은 서로를 원망하고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각자의 상처는 각자의 몫이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알고 있음에도 서로를 사랑함에도 어쩌면 그래서 미운 것이다. 다행인 것은 나의 심장 어딘가에 엄마가, 오빠가 여전히 작게 고동치고 있다. 엄마가, 오빠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여전히 줄 수 있는 건 아낌없이 주고 싶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반드시 좋아하는 감정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가족이 축복인 사람들도 많지만...(그런 사람들 정말 부럽다.) 운명적으로 가족이 굴레인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란 존재..

amateur literature 2022.05.11

에세이 1. 싫어도 산다.

일하기가 싫다. 너무 싫다. 매일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싫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오늘도 출근한다. 그리고 또,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런데, 그렇게 싫은데 이상하다. 일상은 매일 지나간다. 그렇게 하기 싫어도 일상을 살아낸다. 살아내야 한다. 때로, ‘사는 것, 살아있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일 때가 있다.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눕는다. 그래, 괜찮아. 괜찮아...

amateur literature 2022.05.11

서울 이모

"엄마 보일러 온도 올리고 따뜻하게 주무세요." 삐그덕 캉! 엄마 집 대문을 닫으며 영순은 엄마에게 소리쳤다. 영순의 친정 엄마는 3년 전 대장암 수술을 하고 항암을 하셨다. 다행히 엄마는 잘 버티고 있다. 매주 3회 정기적으로 엄마를 챙겨드리고 있는 영순은 엄마 집을 나올 때마다 대문을 닫으며 엄마에게 무슨 말이든 한 마디씩 하는 버릇이 생겼다. 마치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듯이. 엄마의 간병을 위해 엄마의 집을 영순의 집 가까이로 옮겼다. 영순은 500m 걸어서 5분 거리의 엄마 집을 정기적으로 왕래한다. 엄마 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면서 영순은 휴대폰을 꺼낸다. 낮에 온 이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모는 엄마와 싸운 후 영순에게 전화해서 무심한 듯 안부를 챙긴다. 영순에게..

amateur literature 2022.05.08